
술에 취한 채 저지른 행동이라면 법원도 어느 정도는 봐주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 속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법 적용이 같을 거라는 착각이죠.
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여전히 주취감경을 믿을까요? 아마도 오래전 판례나 주변에서 전해 들은 이야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술은 더 이상 변명거리가 아니라는 게 냉정한 현실입니다.


Q. 술 취해 저질렀다고 주장하면 감형이 될까요?
주장은 단순합니다. 지금은 주취감경을 쉽게 기대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법과 사회 분위기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음주로 인해 자기 통제력을 잃은 상태를 ‘심신미약’으로 보고 일부 감형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해석됩니다. 스스로 술을 마신 책임까지 함께 묻는 겁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0조를 보면,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을 때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법 자체가 더 이상 ‘술 먹었으니 좀 봐주자’라는 논리를 인정하지 않는 구조로 바뀐 거죠.
혹시 이런 의문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판사가 사정을 고려해 줄 수도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기대에 불과합니다. 판사에게는 이미 술을 마신 행위 자체가 또 다른 책임의 무게로 다가오기 때문이죠. 따라서 술을 이유로 감형받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출발입니다.


Q.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방어가 될까요?
여기서 또 하나 자주 나오는 착각이 있습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는 말이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말이죠. 하지만 오히려 그 주장이 더 큰 약점이 됩니다. 왜일까요?
첫째, 수사기관은 기억이 흐릿한 진술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한 성범죄 사건에서 결국 누구의 말을 더 믿을지는 뻔합니다. 술에 취해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피의자보다는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는 피해자의 말을 훨씬 신뢰하게 됩니다.
둘째, “기억은 안 나지만 반성한다”는 태도는 진정성이 없다고 해석될 가능성이 큽니다. 스스로도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제대로 반성한다고 할 수 있냐는 의문이 생기니까요. 결과적으로 반성하지 않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역효과가 납니다.
셋째, 피해자 역시 술에 취한 상태였을 경우 문제가 더 복잡해집니다. 이 상황에서는 피해자가 항거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판단해 준강제추행으로 해석될 수 있고, 그 경우는 훨씬 무겁게 다뤄집니다. 결국 양쪽이 술을 마셨다고 해서 상황이 가벼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불리해질 수 있는 겁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술에 취해 저질렀다는 사실이 예전에는 감형 사유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정반대입니다. 술은 더 이상 방패가 아니라 족쇄에 가깝습니다. 기억이 흐릿하다며 변명하면 할수록 신빙성을 잃고, 반성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검색을 통해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아마도 “혹시 술을 이유로 가볍게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기대할 곳은 술이 아니라 전략이고 그 전략은 사건 초기부터 세워야 합니다.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준비 없는 변명은 방어가 아니라 자멸의 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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